어떻게 알았을까?

Baidu와 삼성 파운드리의 새로운 AI 칩이 내가 생각하는 것을 나보다 먼저 알고 있는 이유. 알람 스누즈 버튼과의 애증 관계는 오래전 내가 CES에 늦었던 첫날로 되돌아간다. 나는 시간에 쫓기며 일과를 마치려 질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방으로 달려갔을 때 목줄을 입에 물고 커피머신 옆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강아지의 모습이 나를 멈춰서게 했다. 잠시 멈추고 미소를 지었다. 기다리는 데 지친 강아지는 나의 다음 움직임을 예상하고 거기서 나를 기다렸던 겁니다. 이처럼 오랜 세월을 함께 했던 강아지가 나와 나의 루틴을 잘 아는 건 놀랄 일이 아니다. 그리고 AI 비서나 검색 엔진이 나의 다음 움직임을 예측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우리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실현될 로봇 개인 비서와 자율 주행 차량에 대한 다양한 기대치와 함께 경험의 시대(Age of Experience)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인공지능(AI)이 이미 매우 열심히 일하며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고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어린 소녀가 “내가 도넛에 스프링클 뿌리는 걸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았지?”라고 묻는 재치있는 광고를 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삼성 같은 기술 기업들이 마법처럼 정보를 처리하는 반도체 칩을 어떻게 열과 성을 다해 혁신하는지 이런 질문을 통해 좀 더 깊게 살펴볼 수 있다. 행간 읽기 트레이닝 대신 엣지 기반의 AI 추론 기회가 증가하리라는 기술 업계의 예측이 현실화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와 Baidu는 최근 AI 칩 개발을 발표했으며, 이로써 Baidu의 검색 순위, 음성 인식, 이미지 처리, 자연어 처리, 자율 주행 및 딥러닝 도구를 혁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 파운드리의 14nm 프로세스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KUNLUN 칩은 자연어 처리를 위한 사전 트레이닝 모델인 Ernie가 통상적인 GPU/FPGA 가속 모델보다 세 배 더 빠른 속도로 추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것은 소비자에게 어떤 의미일까? 음성 비서에게 질문을 하거나 명령을 내릴 때마다 우리는 음성 인식과 자연어 처리에 의존한다. 정확한 단어를 입력하지도 않았는데 검색 엔진이 어떻게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보여주는지 의문을 가진 적이 있는가? 아니면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 서비스에 대한 광고가 알고보니 정확히 필요했던 경우는 없는가? 이런 마법 같은 일들은 가장 발전된 반도체 기술이 행간을 읽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다음 움직임 예측하기 AI 칩 개발과 양산을 통해 삼성 파운드리의 역량이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으로 확대되면서 AI 학습을 더욱 발전시킨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추론이 더 빨라진다는 건 AI 비서가 더 똑똑해지고 검색은 더 효율적이 된다는 의미이다. 물론 놀라운 일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우리가 몰입하고 있는 기술은 순식간에 우리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에 비해 가족, 친구, 반려동물이 우리를 이해하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린다. AI 비서의 인사말에 잠이 깰 때까지는, 여러 차례 울린 알람 사이에 꾼 꿈같이 들릴 수 있겠다. AI 비서는 새 레스토랑을 추천하고 아침에 잘 알아듣기 어려운 웅얼거리는 제 소리에 응답하여 아침식사를 정확하게 주문한다. 좋아하는 새로운 메뉴를 즐기는 동안 AI가 나를 위해 새롭게 찾아낸, 없으면 살 수 없었을 경험은 무엇일지 생각해본다. 이런 저런 상상을 해보다가 강아지 때문에 생각을 멈춘다. 우리 강아지에게 산책이란 없으면 살 수 없는 그런 경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