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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 혁신상 수상 인터뷰 3편] All Lenses on Prism, 망원 카메라도 더 작게, 더 밝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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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5’를 앞두고 총 29개의 ‘CES혁신상’을 수상했다. 반도체 부문의 ‘CES 혁신상’ 수상 인터뷰 3편은 새로운 방식으로 렌즈와 센서를 배치하여 망원 카메라 계의 혁신을 불러일으킬 All Lenses on Prism (이하 ALoP) 기술에 대해 집중 탐구해본다. 일명 ‘카툭튀’ 현상을 개선해줄 새로운 솔루션, ALoP를 개발한 센서솔루션팀 정영규 TL과 김민욱 님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영규 TL
정영규 TL
정영규 TL
정영규 TL



Q. All Lenses on Prism이라는 솔루션 명칭이 독특한데, 어떤 기술인지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정영규 TL: ALoP, 즉 All Lenses on Prism은 스마트폰 망원 카메라를 위한 새로운 접이식 줌 구조로, 렌즈를 프리즘 위에 올림으로써 모듈을 소형화하면서도 더 밝은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도록 한 솔루션입니다.

배율이 큰 망원 카메라는 긴 초점거리를 필요로 합니다. 이 때문에 DSLR 같은 대형 카메라에서는 렌즈의 길이가 매우 길죠. 하지만 스마트폰에서는 카메라의 높이를 무한정 높게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프리즘을 이용하여 빛의 경로를 90도로 꺾어주는 접이식 줌 구조를 주로 활용합니다. 기존의 접이식 줌 구조가 프리즘과 센서 사이에 렌즈를 배치한다면, ALoP는 프리즘 위에 렌즈를 얹어 전반적인 모듈의 길이를 줄인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김민욱 님
김민욱 님
김민욱 님
김민욱 님



Q. ALoP는 망원 카메라를 위한 솔루션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최근 모바일 카메라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고, 망원 카메라의 필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설명 부탁 드립니다.

김민욱 님:  최근 모바일 카메라는 더 우수한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서 점점 더 큰 사이즈의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메인으로 쓰이는 광각 카메라는 이미 1"~1/1.3" 사이즈의 큰 센서를 사용하고 있고, 이는 스마트폰에 실장할 수 있는 한계 수준까지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망원 카메라가 새로운 차별화 포인트가 되고 있는데요. 망원 카메라는 고배율 줌 기능도 제공하고, 인물 사진을 찍을 때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망원 카메라는 화각이 좁아 배경을 압축해 주며 피사체의 왜곡도 적어지고, 적당한 배경 흐림 효과까지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죠.


Q. 그렇다면 업계에서는 망원 카메라 개발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나요?

정영규 TL: 스마트폰에 망원 카메라가 처음 도입될 때는 약 2배 (50mm) 수준의 낮은 줌 배율로 시장에 출시되었습니다. 이후 센서가 커지고 배율이 증가하면서 잠망경처럼 빛의 경로를 90도 꺾어 모듈을 스마트폰 두께 방향으로 늘리지 않으면서도 더 긴 초점거리를 확보하는 ‘접이식 줌’ 기술이 등장했고, 이 덕분에 더 높은 배율의 망원 카메라를 스마트폰에 실장할 수 있게 되었죠.

하지만 이 접이식 줌 기술은 낮은 F/#를 가진 밝은 카메라를 구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F/#란 렌즈의 직경을 초점거리로 나눈 값으로, 이 값이 낮을수록 동일한 조명 환경에서도 밝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데요. 특정한 초점거리를 갖도록 설계된 카메라에서는 F/#를 낮게 하기 위해 렌즈의 직경을 키워야 합니다. 하지만 기존 접이식 줌 방식에서는 렌즈가 스마트폰에 수직 방향으로 탑재되기 때문에 렌즈의 직경을 키우면 스마트폰이 두꺼워지는 문제가 있어서 큰 렌즈를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빛의 양이 적은 저조도 환경에서 사진에 노이즈가 많이 생기게 되죠.

또한, 최근 스마트폰들은 여러 개의 멀티 카메라를 적용하고 있는데요. 광각 카메라와 망원 카메라의 밝기 차이가 클 경우, 사용자가 줌 배율을 바꿔서 카메라가 전환될 때 화질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망원 카메라는 F/#를 낮추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김민욱 님: 또한 카메라 범프에 대해서도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배율이 큰 망원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렌즈부터 센서까지의 초점 거리가 많이 필요하여 카메라가 높아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접이식 줌 방식이 등장하면서 제한된 스마트폰 공간 안에 더 높은 배율의 망원 카메라를 실장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은 크고 두꺼운 카메라 범프, 이른바 ‘카툭튀’ 때문에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ALoP처럼 망원 카메라 모듈을 더 작고 얇게 만드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Q. 기존의 접이식 줌과 ALoP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김민욱 님: 기본적인 접이식 줌은 카메라로 들어온 빛이 프리즘을 거쳐 90도 굴절되고, 렌즈를 거쳐 센서로 입사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ALoP는 렌즈를 프리즘 위에 수평으로 위치시켜 빛이 렌즈를 먼저 거치고 프리즘을 통해 굴절된 뒤 센서에 도달하게 됩니다. 스마트폰 실장 공간 측면에서, 기존 접이식 줌 모듈의 비어 있던 부분에 렌즈를 배치하기 때문에 낭비되는 공간을 활용하며 모듈의 길이도 줄일 수 있게 되죠. 또한 어두운 환경에서도 피사체를 밝고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Q. ALoP는 저조도 환경에서 어떻게 피사체를 밝고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인가요?

김민욱 님: 앞서 말씀 드렸던 대로, F/#를 낮추어 밝은 이미지를 촬영하려면 렌즈의 직경이 클수록 유리합니다. 기존 접이식 줌의 경우, 렌즈가 모듈에 수직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어 직경이 큰 렌즈를 사용하면 모듈이 함께 높아져, 카메라 범프를 포함한 스마트폰의 전체적인 두께가 늘어나는 문제가 있죠. 반면, ALoP는 렌즈가 모듈에 수평 방향으로 배치되어 스마트폰의 두께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직경이 큰 렌즈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더 많은 빛을 받아들여 카메라의 신호 대 잡음비(SNR, Signal to Noise Ratio)를 높이고 어두운 환경에서도 더 선명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Q. 앞서 ALoP는 모듈의 사이즈를 줄이는 데도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해 주셨는데요. 모듈이 작아지는 것이 스마트폰 측면에서는 어떤 이점이 있나요?

정영규 TL: 카메라 모듈이 작아지면 카메라 범프의 영역이 좁아지고 높이도 감소하여, 더 심미적인 스마트폰 디자인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조사 입장에서는 기기 내 부품 실장 공간 및 배치를 효율화 할 수 있어, 배터리 등 스마트폰의 다른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Q. 이외에도 ALoP의 장점이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정영규 TL: 일반적인 접이식 줌 모듈의 경우, 스마트폰 외부에서 망원 카메라를 보면 직사각형 형태의 프리즘이 노출되어서 원형 렌즈를 가진 다른 카메라와 이질감이 들 수 있는데요. ALoP는 타 카메라와 동일하게 원형 렌즈로 빛이 입사되기 때문에 모든 카메라의 디자인을 통일감 있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김민욱 님: 일반적인 접이식 줌의 프리즘은 45도 반사면을 적용하는데 비해, ALoP는 40도로 기울어진 반사면을 적용하고, 센서도 10도 기울어져 있어 모듈의 렌즈부와 센서부 높이 모두 작게 만들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ALoP는 기존 접이식 줌과 자동 초점(Autofocus, AF) 을 구현하는 방식이 다른데요. 기존 접이식 줌은 세로로 배치된 렌즈가 수평 방향으로 이동하여 자동 초점 기능을 구현하는 데 비해, ALoP는 가로로 배치된 렌즈가 프리즘과 함께 수평 방향으로 이동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AF를 구현합니다. 수직 방향으로 렌즈 이동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모듈 높이 절감효과가 있습니다. 이때, 기울어진 센서 각도로 인해 AF 시 이미지 중심이 약간 이동되는데, 이를 보정하기 위해 렌즈 위치를 추가로 조정하여 이미지 중심을 맞출 수 있습니다.

 



Q. ALoP를 개발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극복했는지 궁금합니다.

정영규 TL: ALoP 과제를 최초로 기획할 때 이스라엘 연구소인 Corephotonics와 긴밀하게 협업을 했고, 업계 최초로 제안되는 망원 카메라의 컨셉을 구현하기 위해 많은 전략적 파트너들과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반사 광학계를 거울과 프리즘 중 어떤 것으로 할지, 새로운 AF 방식으로 액추에이터를 어떻게 설계할지, 고스트나 플레어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떻게 부품 형상을 최적화할지 등 수많은 고민을 거쳐 각 핵심 부품의 파트너들과 수 개월간 미팅을 지속하며 설계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이후 4개월의 시간을 들여서 샘플을 제작했고 이를 기반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여 다수의 고객사로부터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ALoP 모듈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출시되기를 모두가 한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스마트폰 카메라 업계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정영규 TL: 스마트폰 카메라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카메라 사이즈 제약으로 인해 아직 DSLR 수준을 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한정된 공간 내에서 어떻게든 큰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기 위한 신기술이 계속해서 등장할 텐데요. 특히 폼팩터 측면에서 불리한 망원 카메라의 화질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접이식 줌 기술을 응용하여 변형된 반사 광학계로 줌 배율을 늘린다거나, F/#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기술, 모듈 사이즈를 소형화할 수 있는 기술 등 다양한 기술들이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아이소셀의 차별화된 하드웨어 솔루션과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융합하여 사용자들의 모바일 카메라 경험을 확장시켜 나갈 것입니다.



혁신적인 구조로 망원 카메라 모듈을 작게 만들면서도 밝고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LoP. ‘CES 혁신상’을 수상한 ALoP는 내년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